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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FST News]“예방백신 없는 SFTS, 최고의 예방은 진드기에 안 물리는 것”

18-06-20 08:03관리자조회수 : 3,053

“예방백신 없는 SFTS, 최고의 예방은 진드기에 안 물리는 것”

김순강 객원기자 작성일 2018-06-19 (화) 11:26 수정일 2018-06-19 (화) 11:35 의견 0

            

 - ‘진드기 매개 감염병’ 관련 제6회 국민생활과학기술포럼 개최

 


▶ 국민생활과학자문단은 6월 11일 한국과학기술회관 소회의실에서 ‘진드기 매개 감염병의 이해와 건강한 야외활동’을 주제로 제6회 국민생활과학기술포럼을 개최했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바이러스 보유 참진드기에 물려 발병한 환자 607명 중 사망자가 127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에는 지난 4월 충남에서 올해 첫 SFTS 사망자가 나왔으며, 6월에 또 추가 사망자가 나와 야외활동 중 진드기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망되고 있다.

 

  이에 SFTS에 대한 과학적 이해와 예방을 위해 과총과 국가과학기술연구회, 한국과학기술한림원, 한국과학창의재단, 한국과학기자협회 등 5개 기관이 참여하는 국민생활과학자문단에서는 지난 6월 11일 한국과학기술회관 소회의실에서 ‘진드기 매개 감염병의 이해와 건강한 야외활동’을 주제로 한 제6회 국민생활과학기술포럼을 개최했다.

 

  김명자 과총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기후변화가 21세기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로 인해 사라졌던 질병도 다시 나타나고 그동안 알지 못했던 바이러스성 질병들도 출몰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진드기에 물려 사망하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국민들의 건강한 야외활동을 위해서 어떤 점을 유의해야 하는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포럼 개최 취지를 설명했다.

 

  또 원광연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지난해 11월에 국민의 안전과 생존을 위협하는 것들에 대해 과학기술에 기반한 체계적인 접근을 하기 위하여 국민생활과학자문단이 발족했고, 지금까지 지진, 미세먼지, 재활용 쓰레기 등을 다뤄왔다. 이번에는 진드기 매개 감염병을 이슈화하여 과학기술적 해법 모색을 위한 연구 활동을 지원하고 그 위험성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생산적인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서은경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도 “과학기술이 과학자들만의 세계가 아니라 바로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국민의 과학적 마인드를 진작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들의 문제를 과학이 잘 설명하고 이해시켜주며 과학 때문에 국민들의 마음이 든든해질 수 있도록 많은 소통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온 높아질수록 진드기 개체 증가, 여름철 야외활동 유의해야

 

 

▶ 주제발표. (왼쪽 사진부터) 채준석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 이재갑 한림대 의과대학 교수

 

 첫 번째 발제로 채준석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가 ‘참진드기와 SFTS바이러스의 자연계 순환’을 주제로 발표했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은 참진드기가 매개하는 바이러스성 질병으로서 임상증상이 심한 경우 사망까지 일으키는 질병이다. SFTS 국내 환자는 2013년 5월에 처음으로 확진 보고됐고, 이후 매년 환자수가 증가하고 있다.

 

 

  채 교수는 “STFS를 감염시키는 진드기는 ‘작은소피참진드기’로, 평균온도가 1.6도 상승할 때 개체수가 4배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최근에 기후변화로 우리나라가 온대에서 아열대 기후로 바뀌면서 참진드기의 개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게다가 자연보호로 매개체인 야생동물이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빈번한 야외활동으로 인해 진드기 접촉빈도가 높아지게 된 것이 매년 SFTS 발병률이 증가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참진드기는 풀잎에 아침이슬이 없어질 때쯤 올라와 풀끝에 매달려 있다가 사람이나 포유동물, 조류, 파충류 등 숙주에게 달라붙어 피를 빨아 먹는다. 따라서 채 교수는 “참진드기에 물리지 않으려면 풀끝에 스치지 않도록 조심해서 길 중앙으로 걷는 것이 좋다. 진드기는 치타보다 20배(시속 2,029km/h)나 빨라서 바지단에 달라붙으면 금방 머리 꼭대기까지 올라오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기후변화는 물론 야생동물 출현빈도와 참진드기 분포가 밀접하게 연관이 있기 때문에 진드기와 같은 매개체를 통한 감염병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건복지부와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가 협업하여 인간과 환경, 동물을 원 헬스(One Health)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매개체, 보균동물, 숙주 차원에서 바이러스의 순환 차단을 위한 효과적인 예방법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SFTS 바이러스의 병태생리연구, 전파관련연구, 신속 진단법 개발, 치료제 및 예방백신 개발, 안전하고 효과적인 참진드기 기피제 또는 살충제 개발 등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효과적인 항바이러스제 없어 안 물리는 것이 최선

 

  두 번째 발제는 이재갑 한림대 의과대학 교수가 ‘SFTS(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잘 알고 예방하기’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 교수는 “SFTS 사람 감염의 역사는 2009년 중국 중부와 동부지역에서 고열, 혈소판과 백혈구 감소 환자가 집단적으로 발생하면서 시작됐고, 이후 2012년 일본에서 첫 환자가 발생했으며, 2013년에 한국에서 첫 환자와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소개했다.

 

  게다가 “2014년 응급실에서 SFTS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한 7명의 의료진 중 4명이 SFTS에 감염되었고, 2015년에는 중환자실에서 심폐소생술을 시행한 27명의 의료진과 1명의 장례지도사 중 7명에게서 증상이 나타났으며 2017년 10월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 적용을 위하여 기도삽관한 의료진 1명과 장례지도사에게서 항체가 확인됐다”며 SFTS의 사람 간 전파 경로는 환자의 혈액에 직접 노출되었을 경우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SFTS의 증상은 잠복기가 6~14일로, 고열, 구토, 설사, 식욕부진에 림프절 비대, 피부와 결막에 출혈경향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그런데 문제는 마땅한 치료제가 없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일부 약제가 실험적으로 사용되고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 효과적인 항바이러스제가 없다. 그런데 젊고 기저질환이 없는 경우에는 감기처럼 간단히 앓고 넘어가기도 한다. 따라서 노약자나 질환이 있는 경우엔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교수는 “아직 예방백신이 없기 때문에 진드기에 안 물리는 것이 최고의 예방”이라며 “긴팔, 긴바지, 모자 등을 착용하고 소매는 단단히 여미고 바지는 양말 속으로 넣어 피부노출을 최소화하도록 하며, 풀밭 위엔 꼭 돗자리를 펴고 앉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산책로, 등산로 등 지정된 경로 이외의 장소에 들어가지 않기’, ‘작업 및 야외활동시 기피제 사용’, ‘외출 후 옷은 반드시 세탁하고 몸 씻기’, ‘머리카락, 귀 주변, 팔 아래, 허리, 무릎 뒤, 다리 사이 등에 진드기가 붙어있는지 꼼꼼히 확인하기’ 등 예방을 위한 방법을 소개했다.

 

  특히 진드기 기피제는 피부에 직접 분사하는 것보다는 옷 위에 뿌리는 것이 효과를 더 오래 지속할 수 있으며, 진드기는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신발과 바지 밑단에 집중적으로 분사하는 것이 좋다. 효과를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3~4시간에 한 번씩 자외선 차단제를 바를 때마다 기피제를 함께 뿌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끝으로 이 교수는 “진드기에 물렸을 때 손으로 무리하게 당겨서 빼면 진드기 침이 피부에 남아서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핀셋 등으로 깔끔히 제거하고, 해당 부위를 소독하는 것이 좋다”며 “진드기에 물린 후, 고열과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병원에 내원하여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진드기 매개 감염병 이해와 예방 위한 소통의 장 필요

 

 

▶ 패널토론. (사진 왼쪽부터) 권대익 한국일보 헬스뉴스부장, 윤 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 이희영 분당서울대병원 공공의료사업단 조교수, 채준석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 김우주 고려대 의과대학 교수, 이재갑 한림대 의과대학 교수, 이희일 질병관리본부 매개체분석과 연구관, 최보경 식약처 화장품심의과

 

 발제 후에는 각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하는 ‘진드기 매개 감염병의 이해와 예방’을 위한 토론이 이어졌다. 토론에는 김우주 고려대 의과대학 교수를 좌장으로 권대익 한국일보 헬스뉴스부장, 윤 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 이희영 분당서울대병원 공공의료사업단 조교수, 이희일 질병관리본부 매개체분석과 연구관, 최보경 식약처 화장품심의과장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패널로 참석했다.

 

  먼저 권대익 부장은 “2013년 첫 환자 발생이후 4년 만에 환자수가 7.6배 증가하고 있으며 최근에도 사망자가 나와서 국민들이 야생진드기에 대한 공포와 불안에 떨고 있다. 이를 누그러뜨릴 수 있도록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참진드기의 위해성을 제대로 국민들에게 알려줄 수 있도록 관련 자료가 시의 적절하게 배포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윤 명 사무총장은 “살인진드기란 이름 자체가 너무나 공포스럽다. 언론에서 지나치게 자극적인 제목을 사용해 과도하게 공포를 일으키는 것도 문제다. 게다가 예방백신이나 치료약이 없다고 하니 더욱 무서운 생각이 드는데, 국민들이 어떻게 하면 진드기로부터 자신의 목숨을 구할 수 있을지 구체적인 대처법을 알려줬으면 좋겠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믿을만한 정보를 주는 곳이 없다. 정부 차원에서 객관적인 사실과 과학적인 근거를 가지고 설명을 제대로 해줘야 국민들이 막연한 불안감을 떨쳐내고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희명 교수는 “현재는 보건소 중심으로 방역을 하고 지자체에서 열심히 교육 홍보를 하고 있으나 효과가 별로 없어 보인다. 농촌의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전단지 배포와 같은 교육과 홍보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30~40대 등산객과 같이 야외활동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온라인 홍보를 활용하는 등 방법을 달리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야생동물뿐 아니라 반려동물과 길고양이에게서도 참진드기가 발견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연구와 대책 마련도 시급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희일 연구원은 “국내에서 모기 매개 감염병이 줄어들고 있는 반면에 진드기 매개 감염병이 증가하고 있다. 이는 진드기 발생 환경이 계속 좋아지고 있으며 경작지 밖 풀들이 무성하게 자라도록 방치되고 있어 그곳의 접촉을 통해 감염병이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경작지 주변을 예초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끝으로 최보경 팀장은 “SFTS 치료제나 예방백신이 없기 때문에 식약처에서는 기피제 관리만 하고 있다. 진드기 기피제는 진드기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진드기가 싫어하는 요소를 넣어서 진드기가 흡혈을 하지 않도록 막는 것으로, 현재는 의약외약품으로 분류되어 관리되고 있다. 그리고 인체에 유해하기 때문에 특히 어린이들에게 직접 뿌리지 못하도록 당부하고 있다. 게다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있기 때문에 좀 더 안정성과 유효성을 갖춘 기피제가 개발되어야 할 것”이라고 안전하고 효과적인 기피제 개발을 촉구했다.

 

출처 :  https://online.kofst.or.kr/kofstNewsDetail.do?pageIndex=1&key=225313&cate2=COM045_EZmyQIE&listType=T